블로그를 Ghost로 옮겼다
EsLog를 Ghost로 옮겼다. 처음엔 Gatsby로 만들었고, 그다음 Next.js로 갈아탔다가, 이번에 개인 서버에 Ghost를 올려서 운영하기로 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글을 안 썼다.
Gatsby로 블로그를 만들 때는 재밌었다. 정적 사이트 생성기 구조도 익혔고, GraphQL로 데이터 불러오는 것도 나름 흥미로웠다. Next.js로 옮길 때도 마찬가지였다. MDX 지원 붙이고, 코드 하이라이팅 넣고, 다크모드 구현하고, 빌드 최적화하면서 라이트하우스 점수 올리는 과정이 즐거웠다. 문제는 그렇게 블로그를 만드는 데만 시간을 쓰고, 정작 글은 쓰지 않았다는 점이다.
직접 만든 블로그는 글 하나 올리는 데 드는 과정이 많다. 에디터를 열고, 마크다운 파일을 만들고, 프론트매터를 채우고 (날짜, 태그, 썸네일 경로...), 글을 쓰고, 로컬에서 확인하고, 커밋하고, 푸시하고, 빌드가 끝날 때까지 기다린다. 글 하나에 일곱 단계다. 거기에 중간에 "이 컴포넌트 좀 손봐야겠다" 싶으면 글쓰기는 뒷전이 된다.
결국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내게 필요한 건 잘 만든 기술 스택이 아니라 글을 쓰기 쉬운 환경이었다. 브라우저에서 바로 작성하고, 빌드 과정 없이 즉시 발행되고, 에디터가 깔끔하고, 셀프 호스팅이 가능한 것.
WordPress는 무겁고 생태계가 손에 익지 않는다. Sanity도 고려했지만, 헤드리스 CMS라 결국 프론트엔드를 별도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 Ghost는 블로그 그 자체다. 에디터 열고 글 쓰고 발행하면 끝이다. Node.js 기반이라 익숙하고, 셀프 호스팅도 가능하다. 마침 집에 서버가 있어서 올리기만 하면 끝이다.
Docker로 Ghost를 올리고, Nginx 리버스 프록시를 설정하고, Let's Encrypt로 인증서를 붙이면 끝이었다. 이제 글을 쓰는 과정은 브라우저를 열고, 글을 쓰고, Publish 버튼을 누르는 세 단계로 줄었다. 커밋도 빌드도 없다.
포기한 것도 있다.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하는 자유, 새로운 프론트엔드 기술을 적용해보는 재미. 하지만 그걸 만지작거리느라 글을 안 썼으니, 트레이드오프로는 나쁘지 않다. 노트북을 열고 5분 안에 글을 발행할 수 있는 환경이 더 가치 있다. 막상 Ghost로 옮기고 보니 기본 테마 스타일 자체도 꽤 마음에 들었다.
블로그 만드는 건 이제 끝났다. 남은 건 글을 쓰는 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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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의 쓸모
취향은 종종 사소한 것으로 취급된다. 어떤 음악을 듣는지, 어떤 영화를 좋아하는지, 어떤 글을 오래 읽는지 같은 것들은 그저 개인적인 기호처럼 보인다. 하지만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취향은 단순한 기호가 아니라 사람이 세상을 해석하는 방식에 가깝다. 취향은 선택의 기록이다. 수많은 정보와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서 우리는 모든 것을 소비할 수 없다. 무엇을 보고,
코드는 현실의 번역이다
도메인 리터러시에 대한 단상
AI 시대에 가져야 할 마음
AI를 쓰다 보면 이상한 감각이 생긴다. 뭐든 금방 되니까 오히려 뭘 해야 할지 모르겠는 순간이 온다. 예전에는 시간이 부족해서 못 했다. 지금은 시간이 생겨도 방향을 모르면 똑같이 못 한다. AI는 인간을 대신하지 않는다. 오히려 비춘다. 무엇을 질문하는지, 무엇을 선택하는지, 무엇에 시간을 쓰는지가 그대로 증폭되어 돌아온다. 좋은 질문에는 좋은 답이 온다.
모든 사람을 위한 해결책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
"모두를 위한"이라는 말은 사실 "아무도 위한 것이 아닌"과 같다. 어느 회사의 비전 페이지를 열어본다. "우리는 혁신적인 기술로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갑니다." 멋진 말이다. 그런데 읽고 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이 회사가 정확히 무엇을 하는지, 나와 무슨 상관인지 알 수 없다. 모든 회사의